거대 중국 메콩강을 쥐고 흔들며, 캄보디아도 품 안으로…

새해벽두부터 거대 중국이 인도차이나반도 전체를 집어삼키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그 첫 시작은 메콩강 물길을 틀어쥐겠다는 전략부터다.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양일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열린 ‘제2차 란창-메콩강 협력회의(이하 LMC)에서 중국과 남아시아 5개국(베트남·미얀마·라오스·태국·캄보디아)은 중국어로는 란창(瀾滄)강으로 불리는 메콩강을 둘러 싼 5개년 발전 계획을 공식 채택했다.
LMC는 중국과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이 동남아의 젖줄로 불리는 메콩강 유역을 중심으로 개발 사업을 벌이는 지역 협력체를 말한다.
이번 5개년 계획에는 2018~2022년 회원국 간 수자원 공동 개발, 농업 활성화, 유역 빈곤 퇴치 등에서 협력을 높이는 것이 주요골자로 포함되어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측 대표로 참석한 리커창 총리는 메콩강유역 발전사업에 약 3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LMC 회의 2일째인 지난 12일에는 리커창 총리가 LMC 참여국들과의 협력 사업에 70억 위안(1조1천484억 원)의 양허성 차관을 주겠다는 내용까지 추가로 포함시켰다. 리 총리는 그외에도 생산능력 제고와 장비제조 분야 협력 증진을 위해 50억 달러(5조3천195억 원)의 신용공여 한도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언뜻 봐서는 어느새 경제대국이 된 중국이 가난한 인도차이나반도 국가들에 큰 선물보따리를 준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LMC의 실제 목적은 다른 데 있음을 알 수 있다.
많은 외교전문가들은 메콩강유역을 둘러싼 중국의 이 같은 선심성 자금 지원공세는 메콩강 유역 국가들과의 경제 유대 강화를 통해, 자신들이 국가주요 정책사업으로 추진해온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추진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인도차이나반도에서 자신들의 외교적 입지를 더욱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중국은 현재, 메콩강 상류에 있는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수자원 통제권을 행사한다는 비판을 받자, 경제 지원과 차관을 무기로, 가난한 메콩강 유역국가들의 반발을 잠재우려 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중국은 이미 메콩 강 상류에 6개의 댐을 건설한 데 이어, 추가로 11개의 댐 건설을 계획중이다. 이에 메콩강 하류에 있는 동남아 국가들은 가뭄과 홍수 조절이 어려워졌다며 중국에 불만을 표시해왔다.
많은 외교 전문가들은 이번 LMC를 가리켜, 메콩강 상류에 자리잡은 중국이 댐 건설 등 메콩강 개발 계획을 밀어붙이려 하류에 위치한 5개국을 달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고 평가절했다.
참고로, 메콩강은 중국 티베트에서 발원해 윈난(雲南) 성을 거쳐 이들 동남아 5개국을 흐르는 총 4천800㎞의 대하천으로, 중국은 이를 란창 강이라고 부른다. 메콩강은 중국 남서부 티벳 자치구 탕그랏산에서 발원해 미얀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을 거쳐 남중국해로 흘러 들어간다. 이 지역 국가 약 6000만 주민들에 게는 없어선 안 될 어자원 식량 자원의 보고인 동시에 식수를 제공해 ‘동남아 생명의 젖줄’로도 불린다.
하지만, 메콩강 상류에 중국이 건설한 댐들이 물길을 걸어 잠그면서, 강 하류 국가들은 가뭄으로 식수 부족에 시달렸다.
이번 LMC회담에서는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 리커창 중국 총리에 가뭄 시기 때 물의 방류를 공식 요청했다.
물론, 강 상류 지역에 대한 무분별한 개발을 제한하기 위한 시도가 그간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95년 메콩강 하류 지역인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는 ‘메콩강위원회(MRC)’를 설립해 관련 문제를 이끌어나가려 했으나, 중국은 가입을 거부하고 대신 LMC를 개최해 MRC를 무력화 시켜버리고, 현재는 자국의 강 개발계획들 밀어붙이고 있다.
역사서 ‘메콩강 격변의 과거, 불분명한 미래’ 저자 밀튼 오스본은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LMC는 중국이 메콩강을 통제하려는 의도를 갖고 개최된 것”이라며 “LMC를 통해 중국은 국경 안에서 댐 건설의 합법성을 얻으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 운동가들은 6개국 정상 모두가 단기적 개발 이익과 중국이 푼 돈보따리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환경단체 인터내셔널 리버스의 무린 해리스 소장 역시 “지난 수백년간 중국의 상류 댐은 자연적인 홍수-가뭄 사이클을 교란하고 퇴적물의 이동을 막아 하류 지역의 생태계와 어장에 끔찍한 영향을 끼쳤다”며 지속 가능한 메콩강 개발과 통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런 가운데, 유독 동남아국가중 유일하게 캄보디아만이 중국의 개발 입장을 적극 지지하면서 하류 지역의 입장도 정리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야권 탄압으로 서구의 비판을 받고 있는 훈센 정부는 중국 측으로부터 수십억 달러 지원금과 투자를 받으며 메콩강 개발건을 사실상 묵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한 암묵적 댓가로, 캄보디아는 이번에도 중국으로부터 큰 선물을 받았다. 이번 LMC 정상회담 기간중 이커창 총리는 중국의 대표적 우군인 캄보디아에 항구와 고속도로 등 사회기반시설 건설과 농업 개발을 약속하고, 수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관련 협약 19개를 체결했다. [박정연 기자]
중국은 앞으로 3년간 선천성 심장 질환을 앓는 캄보디아 어린이 100명에게 무료 수술도 해주기로 했다.

Leave a Reply

Be the First to Comment!

Notify of
avatar

wpDiscu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