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테이너박스’로 만든 이색 시장

프놈펜 중심가에 요즘 떠오르는 ‘핫플레이스’가 있다. 이온몰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이곳은 저렴한 노점상 주점들과 잡화물품을 파는 상점들이 몰려 있는 곳이다. 정식으로 문을 연 지 불과 두 달도 안 됐지만, 주말 평일 할 것 없이 저녁때만 되면, 이곳은 늘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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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6시 무렵, 모처럼 지인들과 함께 이곳을 방문했다. 하지만 해가 지기도 전에 이 2헥타르 남짓한 넓은 공간이 온통 손님들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손님들이 타고 온 오토바이들이 그 넓은 주차공간을 다 차지하고도 모자라 이미 일부 도로변까지 점령한 상태였다.

이곳에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몰리는 이유는 뭘까? 우선은 지리적인 이점을 결코 빼놓을 수가 없다. 주변에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클럽들이 제법 많다. 걸어가긴 좀 멀지만 그래도 쇼핑몰과도 가깝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설명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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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다른 곳과는 차별화된 뭔가 있다. 약간의 눈썰미만 갖고 있다면 금방 눈치를 챌 수 있다. 대부분의 건물과 시설물들이 화물용 중고 콘테이너 박스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름도 콘테이너 나이트 마켓(Container Night Market) 이다.

IMG_6086이곳은 고급스러움과는 꽤나 거리가 멀지만, 투박하면서도 친근한 멋이 있어 편하다. 이미 태국에서 수년 전부터 유행하는 인테리어 컨셉인데, 최근 유행을 타고 캄보디아까지 들어왔다. 사업주 입장에서도 중고 컨테이너를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을 빼곤 별로 돈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콘테이너 박스로 만든 대부분의 주점들은 최대한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옥상 위 별도의 자리를 마련해놨다. 멀리 전망을 볼 수 있도록 바텐더 술집에서나 볼 수 있는 높다란 의자를 준비해놓았다. 자동차 폐타이어를 재활용해 테이블로 쓰는 곳도 눈에 띈다.

옥상 의자에 앉아 있으니 메콩 강 변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시원하다. 최근 중국기업이 짓기 시작한 주변 고층 건물 벽을 타고도 바람이 불어온다.

콘테이너박스 위 옥상 의자에 앉아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 연인들의 모습이 유독 정겨워 보인다. 인들 사이의 간격도 덩달아 좁다. 사람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거리마저 좁혀준다. 어쩌면 이게 이 상권의 중요한 매력이자 장점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통로가 비교적 넓은 편임에도 오가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어깨가 부딪치기 일쑤다. 그럼에도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젊은 시절 자주 다녔던 종로 뒷골목 피맛골이 떠오른다.

해가 저물어 노을이 붉은빛으로 하늘을 포근하게 감싼 가운데, 콘테이너 가게 조명등이 하나둘씩 켜졌다. 그 옆에 길게 늘어선 싸구려 잡화와 신발, 옷가지를 파는 상점들은 문을 연 지 오래다. 한쪽 켠 비교적 넓은 공간을 차지한 푸드코트 역시 친구나 연인, 가족들과 함께 온 사람들로 붐비기는 마찬가지. 빈자리가 거의 없을 지경이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주머니가 가벼운 2~30대 젊은 층이 대부분이다. 비싼 고급식당과 쇼핑몰이 몰려있어 윈도우 쇼핑에 만족해야 했던 가난한 젊은이들에게는 ‘해방구’ 같은 곳이다. 노점에서 파는 음식 가격 역시 인근 재래시장이나 노점상 가격과 다를 바 없다.

콘테이너박스 사업 아이템은 캄보디아인 사업가가 구상해냈다. 제타그룹회장 스레이 찬톤씨는 이 사업을 위해 40만 불을 투자했다고 한다. 현재 점포 수는 224개, 지난 3월 15일 정식 오픈했다. 불과 한 달 전 일이다. 장사가 잘된다는 소문 때문에 입점하려는 상인들이 줄을 섰다는 소문이다.
이곳에선 다양한 종류의 현지 음식 코너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김밥 떡볶이를 파는 분식점도 성업 중이다. 진로소주 칵테일을 파는 모습도 보인다. 한국산 소주 칵테일을 즐기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이채롭기까지 하다.

영업시간은 평일은 오후 4시부터 밤 11시까지다. 하지만, 주말은 찾는 손님들이 많아 자정을 넘기기 일쑤다. 아직은 현지인들이 주요고객이지만, 외국 관광객들도 입소문을 듣고 몰리기 시작했다. 머지않아 프놈펜 밤 문화를 이끌 유명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 지인들과 다시 그곳에 가기로 약속을 했다. [박정연 기자]

※ 찾아가는 길 : 나가카지노호텔 뒤편 국회의사당 맞은편 위치 st.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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