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옹지마[塞翁之馬]와 세렌디피티[Serendipity]

나라 안팎으로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밖으로는 美-中간의 G2 파워게임 양상 속에 북한 핵 문제와 내부적으로는 대통령 탄핵정국에 선거를 앞두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2008년 158년 역사의 세계 4위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 위축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그 여파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들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이런 와중에 운이 좋은 나라(사람)들은 한 몫 톡톡히 챙기기도 한다. 물론 그중에 뭔가 잘못돼서 배탈이 난 사람도 생기고, 심지어는 대통령을 포함해서 감옥에 가 있는 사람들도 많다. 수많은 사람들의 부러움 속에 온갖 권세와 명예와 재산을 누리다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사람들이 셀 수 없을 정도이며, 이런 양태는 역사가 지속하는 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점에 딱 맞는 말 한마디를 고르라면, 새옹지마[塞翁之馬]와 세렌디피티[Serendipity]다.

먼저, 새옹지마다. ‘새옹의 말’이라는 뜻으로, ‘福이 禍가 되기도 하고, 禍가 福이 될 수도 있음’을 나타낸다. 이야기의 대강은 다음과 같다. 중국 변경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노인이 기르던 말이 국경을 넘어 오랑캐 땅으로 도망쳤다. 이에 이웃 주민들이 위로의 말을 전하자 노인은 ‘이 일이 복이 될지 누가 압니까?’라고 개념치 않았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도망쳤던 말이 암말 한 필과 함께 되돌아왔다. 주민들은 ‘노인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라며 축하하였다. 그러나 노인은 ‘이게 화가 될지 누가 압니까?’라며 기쁜 내색을 하지 않았다. 며칠 후 노인의 아들이 그 말을 타다가 낙마하여 그만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다. 이에 마을 사람들이 또다시 위로를 하자 노인은 역시 ‘이게 복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오’라며 난색을 표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북방 오랑캐들이 침략해 왔다. 나라에서 징집령을 내려 젊은이들이 모두 전장에 나가야 했다. 그러나 노인의 아들은 다리가 부러진 까닭에 전쟁터에 나가지 않아도 되었다. ‘새옹지마’ 고사성어가 생겨난 배경으로,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새옹지마니 눈앞에 벌어지는 결과만을 가지고 너무 연연해 하지 말라’는 뜻을 담고 있다.

새옹지마[塞翁之馬]와 비슷한 의미로 서양에서는 세렌디피티[serendipity]가 있다. ‘예기치 않게 우연히 발견한 창조성 또는 가치 있는 것의 우연한 발견’을 의미한다. 세렌디피티의 어원은, 1754년 영국의 소설가이자 정치가인 월폴[Horace Walpole]이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처음 사용한 말로, 동화 세렌디프의 세 왕자[(The Three Princes of Serendip:지금의 스리랑카]에 나오는 이야기다. 줄거리는, 세 왕자가 지혜를 얻기 위하여 세계 곳곳 여행 중에 낙타를 잃고 헤매는 한 주인을 만났다. 세 왕자는 장난삼아 그 낙타의 특징을 이야기하며 길에서 봤다고 주장하였다. 주인은 세 왕자를 도둑으로 의심하고 왕자들을 다그치자 왕자들은 사실 낙타를 보지 못했다고 하였다. 세 왕자들은 감옥으로 가게 되었고, 얼마 후 주인은 낙타를 되찾았다. 왕자들은 왕에게 불려가게 되었고 어떻게 낙타를 보지도 않고 낙타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었는지 물었다. 왕자들은 ‘낙타가 왼쪽 풀만 먹는 것을 보고 오른쪽 눈이 먼 걸 알았고, 길가에 되새김질한 풀을 보고 이빨이 성치 않음을 알았으며, 발을 끈 자국을 보고 절름발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했다. 이에 월폴은 ‘우연과 영리함이 만들어 낸 뜻하지 않은 발견을 세렌디피티’라고 이름하였다.

세렌디피티 관련 영화도 있다. 2001년 피터 첼솜[Peter Chelsom] 감독, 존 쿠삭[John Cusack] 케이트 베킨세일[Kate Beckinsale] 주연의 영화 ‘세렌디피티[serendipity]’다. 줄거리를 보면 다음과 같다. 뉴욕의 크리스마스 이브, 모두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선물을 사느라 무척 활기찬 한 백화점에서 조나단(존 쿠삭)과 사라(케이트 베킨세일)는 각자 자신의 애인에게 줄 선물을 고르다가 마지막 남은 장갑을 동시에 잡으면서 첫 만남을 갖게 된다. 뉴욕의 한가운데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들뜬 크리스마스 분위기 속에 서로의 매력에 빠지게 되어, 각자의 애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맨해튼에서 황홀한 저녁을 보낸다. 서로의 이름도 모르는 채 헤어지게 된 두 사람, 이때 한눈에 사랑에 빠진 조나단은 다음에 만날 수 있도록 전화번호를 교환하자고 제안하지만, 평소 운명적인 사랑을 원하는 사라는 주저하며 운명에 미래를 맡길 것을 말한다. 그녀는 고서적에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를 적은 후 헌책방에 팔아 조나단에게 찾으라고 하고, 조나단의 연락처가 적힌 5달러 지폐로 솜사탕을 사 먹고는 그 돈이 다시 자신에게로 돌아오면 연락하겠다고 말하는 등 엉뚱한 행동을 한다. 운명에 맡겨두고 두 사람은 아쉽게 헤어지게 되는데, 몇 년이 흐른 뒤 조나단과 사라는 서로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둘은 7년 전 뉴욕에서의 몇 시간 동안의 만남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둘 다 서로의 약혼자와의 결혼을 눈앞에 두고 있던 어느 날, 서로에 대한 그리움이 극에 달하게 되고, 둘에 관한 추억들을 운명처럼 떠올리게 되는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게 되자, 마침내 둘은 결혼에 앞서 마지막으로 7년 전의 추억을 떠올리며 뉴욕으로 향한다는 내용이다.

여러가지 어려움이 길어지고 있으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솔로몬의 지혜와 희망이 오늘을 살게 해준다. 운이 없다고 나무랄 것도, 운이 좋다고 기뻐 날뛸일도 아니다. 자연이 생성-성장-쇠퇴-소멸의 순환과정을 거쳐서 진화해 왔듯이 우리 삶도 라이프 사이클을 거친다. 2008년 이후 이어지고 있는 불경기의 사이클이 너무 길어 지칠 만도 하지만 그래도 희망을 안고 살아낸다면 경제는 다시 좋아질 것이다. 자연계에선 ‘강한 놈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놈이 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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