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도 투자도 직관과 사고를 통한 판단의 문제

남녀가 처음 만나 서로에게 느낌이 오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0.3초란다. 경험적으로 좋은 친구를 판단하는데도 사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로 좋은 사업 아이템이나 좋은 비즈니스 관계를 설정하는데 그렇게 장시간이 요구되지 않는다. 주식 외환 채권 원자재상품 부동산 투자도 이와 마찬가지다. 왜 그럴까? 답은 바로 오랫동안 경험하고 쌓은 지식을 바탕으로 내리는 결정적이고도 순간적인 판단 즉, 직관에 있다. 사람들은 이처럼 직관적으로 많은 것들을 판단하고 결정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우리의 인생도 투자도 다 판단의 문제로 보고 직관적인 사고에 대해서 알아보자.

외환이나 주식, 채권, 원자재상품 트레이더들이 일하는 공간인 트레이딩룸 즉 딜링룸이라는 곳을 본 적이 있는지? 일반적으로 ‘딜링룸’ 하면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된 곳으로, 거래자들이 동시에 몇 개의 전화기를 붙들고 끊임없이 대화하며, 데스크에는 5~6대의 컴퓨터 모니터가 있고, 딜러의 손가락은 늘 조그만 키 패드에 올려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5대의 모니터 중에서 통상 2~3대는 블룸버그나 로이터 등 국내외 뉴스 전용 단말기다. 단기적으로는 환율, 주가, 금리, 상품가격 등이 주로 뉴스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딜러들은 한순간도 세상에서 일어나는 뉴스에서 눈을 때지 못하고 늘 주시하며, 새로운 소식에 따라서 직관적으로 판단하고, ‘살 것인지’ ‘팔 것인지’를 결정한다.

이처럼 직관은 연애를 하거나, 친구를 사귀거나, 투자를 할 때 언제나 판단의 기준이 된다. 사전적으로 ‘직관[Intuition]은 문제의 핵심을 즉시 꿰뚫는 통찰력을 의미’한다. 즉, 이성에 의존하지 않고 필요한 핵심을 순간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고는 크게 직관적 사고[intuitive thinking]와 분석적 사[analytical thinking]로 나뉘는데, 두 사고가 적절히 어우러졌을 때 가장 올바른 판단이 됨은 자명하다. 인터넷 세상을 맞아 정보가 넘쳐나는 정보과잉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늘 유용한 정보와 쓸모없는 정보를 잘 구분하여 그것도 직관적으로 빨리 판단해야 성공에 다다를 수 있다. 한편, 직관적인 판단을 함에 있어서 경계해야 할 요소로 ‘자기 신념에 반대되는 정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오히려 기존 신념을 더 강하게 붙들게 된다’는 ‘백 파이어 효과[Backfire Effect]’는 유의해야 한다.

“인생을 살면서 자기 분야에서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일생에 최소한 ‘1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역설한 경영 전문가인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의 2초 만에 의사결정을 내리는 ‘순간 판단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블링크’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행동경제학자와 2013년 노벨 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유명한 로버트 쉴러 교수의 “야성적 충동(Animal Sprits) 즉, 개개의 경제 주체들은 경제이론에 의해 장기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보다는 야성적 충동에 의해 움직인다”는 유명한 J. M. 케인즈의 명제도 직관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투자와 관련해서, 포지션 트레이드들이 주로 하는 초단타 매매 즉 투기거래도 오랜 시장 경험을 통한 직관을 바탕으로 한다. 참고로, 투자(investment)와 투기(speculation)는 옳고 그름의 이성적인 문제가 아니며, 가르는 기준도 불명확하다. ‘불륜도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말처럼, 내가 하면 투기가 아니라 투자라고 생각하기 쉽상이다. 투자와 투기를 가르는 요소를 몇 가지 보면, 일단 내가 감당할 수 있으면 투자이고, 그 수준을 넘어서면 투기라 할 수 있다. 또 <고객의 요트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책의 저자 프레드 쉐드의 정의에 의하면, “투기란, 적은 돈으로 큰돈을 벌기 위한 노력으로, 실패할 확률이 높은 행위를 말하며, 투자란, 큰돈이 적은 돈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으로, 성공할 확률이 높은 행위를 말한다”. 쉽게 말해서, 우리가

1,000달러를 가지고 월 스트리트에 가서 1년에 2만 5,000달러로 만들려고 한다면 그건 투기를 하는 것이고, 우리가 2만 5,000달러를 가지고 월 스트리트에 가서 그 돈으로 연리 4%의 액면가 1,000달러짜리 채권 25개를 사서 1년에 1,000달러를 벌려고 하면 그것은 투자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쉐드는 첫 번째 모험에서 우리가 성공할 확률은 1/25로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지만, 두 번째 경우는 실패할 확률이 1/25로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다고 강조한다. 또 투자와 투기의 차이는, 종류의 차이가 아니라 성공할 정도의 차이라고 말하고 있다. 참고로 재무이론에서는 투기란?

‘어떤 자산의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기대해서 그 자산을 사고, 동시에 가격 하락 위험을 부담하는 것’이다.

참고로 부동산, 그중에서 토지 투자 관련해서 직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몇 가지 팁이다. 먼저 한 지역을 골라서 집중적으로 입지, 환경, 매매 용이성, 경제성, 미래가치를 분석한다. 입지는 대도시에서 멀지 않고, 넓게 자리하며, 맹지가 아닌 곳으로, 교통이 편리하고, 자연재해가 적고, 물 바람 햇볕 등 자연환경이 좋은 곳으로 정한다. 환경 관련해서는 오염 지역, 공장 밀집지역, 혐오시설, 군사시설[핵, 지뢰, 미사일발사장, 사격장, 공항 등] 인근 등은 피한다. 매매 용이성은 200~500평 규모로 매매하기 쉬운 투자로 시작하여 점차 늘려가며, 친지나 친구 등과 합작투자는 가급적 피한다. 또한, 투자하지 말아야 할 국가의 요건 세 가지도 있다. 도시로 사람이 몰리지 않는 국가(전원도시 개발), 역모기지론이 확대되는 국가, 고속도로의 화물차가 아닌 자동차만 보이는 국가 등이다. 경제성은 환금성과 함께 일부 토지는 자비를 들여서 도로개설, 복토, 지목변경 등을 통하여 비용이 수반되더라도 땅값 자체를 더욱 끌어올리는 기술도 필요하다. 미래가치는 부동산은 장기투자로 지금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저렴하게 사서 먼 훗날을 기약하는 것도 투자 방법이다. 不動産도 動産 개념으로 접근하여 땅 하나가 사업체라 인식하고 동적인 개념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아파트나 상업용 건물도 토지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대도시 중심지 위주로 좋은 물건을 사서, 좋게 만들어, 좋은 시점에, 좋은 가격으로 판다는 원칙이 서야 한다. 인생과 마찬가지로, 이 모든 것들이 지식과 경험 그리고 네트워크가 필수다.

이처럼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매 순간 판단의 문제에 봉착했을 때 가장 먼저 대하게 되는 직관은 순간적인 감정이나 느낌에만 의존하는 경우 의사결정의 질을 떨어뜨리고 창조적이고 비판적 사고력을 저하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이나 자원은 늘 한정되어있기 마련이어서 신속하고도 과감한 판단 즉 직관이 요구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세상을 바꾼 창조적인 아이디어들은 분석과 논리를 통한 ‘생각의 힘’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성공을 하려면 깊게 생각해야 한다. 직관과 사고,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 모두 필요하다. 다만, 직관적으로 결정해야 할 사안이 있고, 분석적으로 판단해야 할 일도 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세상의 수많은 사실들을 모으고 분석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관, 분석과 논리, 그리고 깊이 있는 생각 그런 것들을 기반으로 우르러 나오는 통찰력과 결합되는 것이다.

한편, 육감[六感, Sixth Sense]도 있다. 우리 인간에게는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 등 五感에 이어 육감이라고 하는 여섯 번째 감각기관도 있다. ‘정확히 잘은 모르지만 뭔가 느껴지는 감각’을 말한다. 1999년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공포물 ‘식스 센스’라는 유명한 영화도 있다. 그런데, 직관적으로 아니 육감적으로도 작금의 국제금융시장 움직임을 보면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뭔가 커다란 문제(위험)가 시장에 내포되어 있으며, 그 해결의 실마리가 만만치 않음을 느낀다. 따라서, 많은 투자자들이 투자를 망설이게 되고, 이는 불확실성으로 나타나 시장을 더욱 압박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역사는 어려운 순간들이 수도 없이 많았지만 늘 진화(보)해왔다. 그리고 기회의 여신은 언제나 준비해온 자들에게 문을 열어주었다.

최근에는, 제7의 감각 7센스[Seventh Sense]로 일컬어지는 초연결 지능도 있다. 인터넷 등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회의 어떤 사물이 연결에 의해 어떻게 바뀌는지 알아채는 능력을 말한다. 완벽한 네트워크 시대, 연결되지 않으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고 퇴보하는 감각을 말하는 것으로 경계가 모호하지만,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편, 금세기 최고의 발명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스티브 잡스도 직관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중의 하나였다. 그의 직관은 20~30년 동안 쌓인 문제의 정의와 해결에 대한 경험의 축적에서 스티브 잡스가 가지고 있었던 위대한 경영의 직관이 나올 수 있었다. 결국, 적극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도전의 경험이 쌓인 50대 경영자의 사고에서 위대한 직관이 나올 확률이 높은 것이다. 그런데 문제 해결의 경험을 쌓기란 그리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자에게는 인내가 중요하다. 스티브 잡스는 20대부터 애플을 시작으로 중간에 경영권을 빼앗기기도 했지만 넥스트 컴퓨터, 픽사 등을 설립하며 도전의 경험을 멈추지 않았고, 다시 애플로 돌아온 잡스는 인류 문화를 변화시킨 위대한 제품인 아이폰을 그의 직관으로 만들어낸다. 이러한 직관의 소유자는 놀랍게도 우리의 역사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바로 이순신 장군으로 당시 다른 무관들과 크게 다른 점은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해 나가며 이를 기록하는 습관이었다. 당대의 라이벌이라 불리웠던 원균은 이러한 습관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타고난 재능과 용맹에만 의존한 원균과 20년 이상의 세월을 인내를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 정의와 해결의 경험을 쌓은 이순신 장군의 직관의 차이는 임진왜란에서 전패와 전승이라는 기록으로 증명됐다.

인내는 문제 해결의 경험을 쌓게도 해주지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그릇을 키워준다. 4세기 백제의 근초고왕은 강성해진 국력을 기반으로 고구려를 침략한다. 결국, 양국은 평양성에서 대치하고 당시 고구려 왕인 고국원왕은 야전을 고집하다가 전사한다. 같이 참전한 그의 아들인 소수림왕은 아버지의 시신을 찾지 못한 채 성문을 닫고 공성전을 한다. 많은 신하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국가의 리더인 그는 슬픔을 인내로 극복하고 호수 같은 마음으로 백제의 공격을 극복하고 만다. 그리고 그는 큰 그릇으로 시간의 도움을 받는다. 자신의 대에서 백제를 이길 수 없음을 그는 직관으로 알고 있었고, 그의 집권기에는 제도를 정비하여 국가의 틀을 견고히 했다. 100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 3대 후에 가서 광개토대왕과 장수왕 시기에 5세기 전성기를 만들어 내고 결국 장수왕은 남하정책으로 백제를 침략해 개로왕을 죽인다. 100년의 도움을 받아 복수를 한 것인데 인내는 그릇을 키우며 그릇이 큰 사람은 긴 시간의 도움을 받아 결국 뜻을 이룰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시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리더는 늘 승자가 된다. 청나라 전성기를 이끈 강희제는 그의 대 뿐만 아니라 아들, 손자인 건륭, 옹정제까지 긴 전성기를 구가하며 당대 세계 최강국을 만들었다. 90살을 넘게 산 강희제가 여러 어록을 남겼지만 가장 유명한 말이 있다. ‘참고 참고 참고 그리고 또 참으면 천하를 얻는다’. 당시 세계의 주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강희제가 왜 이렇게 많이 참았을까? 한족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만주족이 세계를 정복한 원동력은 바로 인내다. 인내를 통해 많은 한족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었고, 인내를 통해 획득한 문제 해결의 많은 경험은 천하를 통치할 직관을 그에게 선물하였다. 인내를 기반으로 한 그의 장기집권이 청의 태평성대를 만들어 낸 것이다. 정리하자면, 문제 해결의 경험이 직관을 만들어내고 경험을 쌓는 데는 인내가 필요하다. 이 인내를 통해 사람을 얻어 리더십을 공고히 할 수 있고 또 그릇을 키워 승자가 되기 위한 시간의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스티브 잡스, 이순신, 소수림왕, 강희제 모두 시대와 상황은 달랐지만, 성공의 원칙은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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