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이참에 끊을까… 전문가 8인의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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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를 먹고 이른바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 HUS)
에 걸려 신장의 90%가 손상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이후 햄버거를 바라보는 눈이 예사롭지 않다. 인터넷에서는 이제부터라도 아이들한테 햄버거를 절대 먹이지 않겠다는 내용의 글이 보일 정도로 격앙된 분위기다.
하지만 아이들이 당장 햄버거를 끊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무조건 강제로 못 먹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마치 어른들이 술, 담배를 끊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라는 비유도 있다.
실제로 교육부의 학생건강검사 결과를 보면 2013년 기준으로 햄버거 등의 패스트푸드를 주 1회 이상 섭취하는 비율은 초등학교 60.0%, 중학교 69.1%, 고등학교 71.1%로 집계됐다. 청소년 10명 중 6∼7명꼴로 1주일에 1회 이상 햄버거를 즐기고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청소년의 권장 운동량(주 3회 이상 격렬한 운동) 실천율은 초등학생 54.1%, 중학생 33.9%, 고등학생 23.2%에 머물고 있다. 결국은 상당수 학생이 패스트푸드 과다 섭취에 따른 비만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이 ‘계륵’같은 햄버거를 어떻게 해야 할까? 8인의 전문가들로부터 햄버거병 논란에 대한 의견과 권고를 들어봤다.

▲ 강재헌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이번 햄버거병 논란은 패티의 오염 가능성이 있지만, 인과관계를 밝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흔하지 않은 일이다. 다만, 아이들한테는 햄버거의 위해 가능성을 설명해주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아이들한테 햄버거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여러 부작용을 설명해주고, 당장 끊을 수 없다면 서서히 줄이도록 유도하는 게 좋겠다. 아울러 햄버거 등의 패스트푸드를 먹은 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증상에 대비해야 한다. 설사하거나 복통 증상을 호소한다면 병원을 찾아 분변검사 등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와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 ‘햄버거병’ 논란 맥도날드(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7일 서울 시내 한 맥도날드 매장 앞.
고기패티가 덜 익은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가 일명‘햄버거병’인 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렸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2017.7.7. / pdj6635@yna.co.kr
▲ 성미경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 햄버거병으로 불리긴 하지만 위해 미생물의 오염과 연관될 수 있고, 어떤 음식이든 음식의 준비단계에서 이런 위험요인을 제거하지 못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해당 음식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는 조리 보관 유통과정에서 지켜야 할 기본 수칙들을 잘 지켰는지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이 논란으로 햄버거 자체가 먹어서는 안 될 식품으로 단정 지어지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양질의 패티를 적합하게 조리하고 위생적으로 준비된 타 재료들과 함께 사용한다면 아이들의 간식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대량 유통을 하면서 잘 관리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세트메뉴의 경우 햄버거보다는 튀김류나 탄산음료가 영양학적 불균형을 초래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이번 이슈는 감염과 관련된 것이어서 조금 다르긴 하지만, 패스트푸드류는 일반적으로 고지방, 고칼로리, 고에너지, 불균형한 영양성분 등의 이유로 몸에 안 좋은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패스트푸드를 즐기면 채소류에 많은 섬유질, 비타민 성분들이 부족하기 쉬워 심혈관질환 위험, 소화기 질환 위험, 비만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더욱이 요즘 젊은이들은 식생활이 많이 서구화되고, 과거보다 활동량이 많이 줄어 비만,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다.
▲ 김세중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 햄버거를 먹고 용혈성요독증후군이 생겼다면 매우 드문 일로 생각된다. 지금까지 10여 년간 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 입원 치료를 했던 환자 가운데 음식과 연관된 경우는 1∼2명 정도로 기억된다. 물론 감염이 아닌 암이나 약물 때문에 용혈성요독증후군이 생기기도 한다. 그만큼 원인이 다양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아이의 경우는 균에 더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햄버거 패티는 살코기를 갈아 만들기 때문에 스테이크와 달리 속까지 익히지 않으면 균이 남아있을 수 있다. 따라서 조리원칙을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영양학적인 이유 외에 감염의 우려로 햄버거를 먹지 말라고 하는 건 과도하다는 생각이다.
▲ 최창진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패스트푸드는 자연식보다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하기 어려워서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고 비만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설탕, 소금, 지방성분(특히 포화지방)이 추가되고 고열량인 경우가 많다. 또 식재료를 가공하는 동안 비타민 무기질 등의 미량 영양소가 파괴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자연식보다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 등이 부족하다. 보존제, 산화방지제, 감미료, 착색료 등의 식품첨가물을 추가로 섭취하는 것도 문제다. 물론 식용 가능한 것이지만, 아질산염처럼 논란이 되는 물질도 있다. 패스트푸드를 주식처럼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양을 지속해서 섭취할 수도 있다.
▲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고기와 관련된

용혈성요독증후군은 제대로 익히지 않은 채로 먹었을 때 오염
된 대장균 등이 인체에 들어가 독소를 생성해 용혈을 일으키고, 이게 신장을 망가뜨리는 질환이다. 이번 사고의 인과관계와는 별개로, 이 질환이 햄버거에 의한 전반적인 결과로 오해돼서는 곤란하다. 조리과정에서 원칙을 지키고 신선한 햄버거를 먹는다면 큰 문제는 없다는 생각이다.
▲ 안요한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으로 인한 용혈성요독증후군은 여름에 주로 어린아이들에게서 발병한다. 햄버거 패티를 비롯한 다진 고기를 덜 익힌 상태에서 먹거나, 위생적이지 않은 다른 음식을 통해서도 생길 수 있다. 교과서적으로는 용혈성요독증후군 환자의 약 반수가 급성기에 투석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속해서 투석치료가 필요한 말기신부전은 그중 일부(약 5%)에서 발생한다. 어린아이들은 특히 여름철에 음식 섭취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 고홍 세브란스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교수 = 패스트푸드의 대표격인 햄버거는 저렴한 가격으로 빨리 먹을 수 있지만, 성장기에 놓인 청소년들의 발육과 건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영양학적인 측면뿐 아니라 이번에 이슈화된 용혈성요독증후군의 위험성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햄버거를 어떻게 제조하는가에 따라서는 몸에 이로운 음식이 될 가능성도 있다. 햄버거에 들어가는 재료를 얼마나 안전한 종류로 구성하느냐와 규정된 조리방식을 철저히 지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패스트푸드로서의 햄버거로만이 아닌 다양한 관점에서 햄버거를 바라보는 혜안이 필요한 시기다.
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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