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무시[GMC]를 아십니까? GM 사태의 원인과 해결 방안, 그리고 諸 無視[제 무시] 하면 절대 안 되는 이유

여러분, 제무시를 아십니까? 미국의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C, General Motors Corporation]가 만든 트럭 이름 입니다. GMC M35, 1940년대 생산된 3축 6륜 구동의 2.5톤 트럭으로 벌목 탄광 등 주로 삼판에서 쓰여진 차량으로 지금도 파란색의 제무시를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느리지만 힘이 좋아 가파른 산길도 거뜬히 오르고, 6.25 전쟁 이후 군에서는 수송용으로 쓰이기도 하였습니다. 지리산 아래서 태어나고 자란 저는 초등학교 때 시골길에서 속도가 느려 이 트럭 뒤를 졸졸 따라 뛰거나 뒤에 몰래 매달려 다니곤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당시 우리 마을에서 나는 숯, 대나무, 벌목된 나무장작, 비닐하우스용 나무틀, 돌, 칡, 밤, 감 등 도회지로 내다 팔만한 물건들을 실어 나르던 트럭이었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지도 40여년이 지난 지금 이 제무시가 나에겐 또 다른 주제로 다가왔다. 바로 안타까운 구조조정 얘기다. GM 본사의 경영 위기 타개책으로 군산 공장을 폐쇄하기로 한 것이다. 한국GM은 1937년 신진자동차를 뿌리로, 1955년 정식 설립, 1965년 새나라자동차 부평공장 인수, 1973년 새한자동차, 1983년 대우자동차로 변경, 1993년 대우자동차판매, 2002년 10월 GM대우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부평 군산 보령 창원 등 4개 사업장에서 연간 92만대의 완성차, 140만대의 엔진 및 변속기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번 사태로 자동차 생산 세계 5위의 대한민국이 10위도 장담하기 힘든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7년까지 10여년 주력산업이었던 철강 조선 해운에 이어 이젠 자동차산업이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더불어 기계장치산업 전반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나라 전체로 제조업 위기가 엄습하고 있다. 제조업을 나라 발전의 근간으로 삼는 베트남 근무 경험이 있고, <<<아세안에서 답을 찾다, 북랩, 2017>>>를 저술한 나는 제조업이 나라 발전에 얼마나 크게 기여하는 지 30여년간 몸소 겪었고 지금껏 연구하고 있다.
이번 GM 사태가 몰고 온 원인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전세계 자동차산업의 공급과잉이다. 미국 중국 일본 독일 프랑스 인도 한국 태국 브라질 멕시코 등 자동차를 만들지 않는 나라가 없을 정도다. 둘째,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약화다. 협소한 소비시장, 과도한 인건비 및 물건비, 유연성 없는 고용환경, 법인세 소득세 상속.증여세 등 정부의 규제 강화다. 셋째, 북한 핵 문제, 남북한 대치 상황, 국민들간의 대립과 반목, 미성숙한 정치와 정치 리더십 실종 등 컨트리리스크 고조다. 넷째, 자동차 종주국이면서 동맹국 미국과의 불협화음이다. 트럼프 美 행정부와 엇박자로 군사 정치 경제 산업 무역 심지어 스포츠 분야 등 전방위 마찰을 빚고 있다. 한-미 FTA 재협상과 맞물려 있으며, 미국이 노골적인 무역보복을 선언하면서 이번 한국에서의 GM 철수도 D.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공으로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다섯째, 총체적인 리더십 부재다.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과 경제에 대한 명확한 비전 제시가 없다는 사실이다. 해외직접투자[FDI]는 기본적으로 수익이 있어야 하고, 성장 가능성을 전제로 한다. 대한민국은 이런 측면에서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판단이 서면 철수를 단행한다.
GM 사태 해결방안은 다른 문제들과 마찬가지로 원칙을 견지하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엔 너무 한가하고 시간이 많지 않지만 부실의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고 일관성 있게 추가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추가지원도 다른 사례와 형평성을 고려해야겠지만 앞으로 연달아 터져나올 글로벌 기업들의 철수까지 감안하여 정부의 책임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잘못 판단하여 특혜시비에 휘말리면 해외투자기업뿐만 아니라 국내기업들도 경영상 손실과 위험을 정부책임으로 떠넘겨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 나라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가 근본적인 치유 수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노동생산성, 임금, 세금제도, 지대, 직.간접비, 정부 규제, 정부와 기업간 유착 문제, 노사문화, 기업하기 좋은 나라 등 근본적인 문제로 접근하여야 한다. 정부는 리더십을 발휘하여 나라를 평온하게 하고, 기업인들은 기업가 정신을 되살리고, 근로자들은 근로의욕과 창의성을 되찾아 희망의 불씨를 살려야 하는 등 정부 기업 근로자 모두의 컨센서스를 모아야 할 때다. 가난을 정치적으로 해결하려 들면 더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대한민국 국민은 숱하게 헤쳐온 어려운 역사를 가진 민족이다. 그때가 곧 기회였던 것도 잘 안다. 이제 공은 우리 정부로 넘어 와 있다. 110년 전 1908년 9월 16일 설립된 GM,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로 미국 대통령이 타는 캐딜락 원[비스트]은 유명하다. 가전부터 군사무기와 우주항공 분야 글로벌 기업으로 이런 GM을 내세운 미국 정부를 비롯한 한국에 투자하고 있는 많은 나라들의 글로벌 기업들이 우리 정부가 풀어내는 해법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 GM 사태, 諸 無視[제 무시, 전부 무시] 하면 절대 안 된다.
제무시, 1970년대 초등학생이었던 나에게는 엄청 힘 좋고 강력한 트럭으로 지금의 ‘아이언맨’ 정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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