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제한 다이어트’ 해볼까… “언제 먹느냐가 핵심”

사람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자전주기인 24시간에 맞춰 정확히 신체 내 생체시계를 맞춘다. 생체시계에 맞게 호르몬이 분비됨으로써 체온이나 혈압, 식욕, 수면 등이 알아서 조절되는 것이다.
이런 생리현상을 조절하는 핵심이 바로 생체시계 유전자다. 지난해 노벨생리의학상은 생체시계로 알려진 이 ‘서캐디언 리듬’(24시간 주기리듬·circadian rhythm)을 통제하는 유전자를 발견하고 그 원리를 증명한 미국의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든 생체시계가 교란되면 수면장애, 피로, 무기력증, 우울증, 비만은 물론이고 암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런데도 요즘 우리의 삶은 정해진 생체시계 리듬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우리나라만 해도 낮과 밤의 리듬이 깨질 수밖에 없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 100만명이 넘는다. 또 게임이나 TV시청, 음주 등에 빠져 밤을 꼬박 새우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런 과정에서 빠지지 않는 게 야식이다. 하루 세끼에 야식까지 더하면 우리는 24시간의 일주기 동안 쉬지 않고 먹는 셈이 된다.
비만은 이로 인해 가장 우려되는 질환이다. 실제 복부 내장지방이 생체시계 유전자를 교란시켜 24시간 일주기 리듬을 흐트러뜨린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동안 비만을 예방하기 위한 다이어트의 핵심은 ‘얼마나 먹느냐’ 혹은 ‘무엇을 먹느냐’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하루 리듬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언제 먹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이론에 바탕을 둔 ‘시간제한 다이어트’ 내지는 이를 포괄하는 ‘파트타임 다이어트’가 주목받고 있다. 무엇을 얼마나 먹는지보다는 음식을 섭취하는 시간 범위에 제한을 두는 방식이다.
서울대의대 내분비내과 조영민 교수는 “시간제한 다이어트를 통해 충분히 체중 감량에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는 이런 확신으로 의예과 학생 4명과 함께 최근 ‘시간제한 다이어트’라는 책을 펴냈다.
조 교수는 24시간 생체리듬 이론과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리처드 세일러 교수의 ‘넛지’ 이론을 접목해 시간제한 다이어트의 유용성을 설명한다.
넛지 이론의 대표적인 예로 잘 알려진 게 남성용 소변기에 그려진 파리 그림이다. 이 파리 그림은 암묵적으로 ‘맞춰 봐’라는 명령을 하고 있는데, 무심코 파리를 조준하는 동안 소변이 변기 밖으로 튀는 일이 줄어들고 결국 깨끗한 화장실을 유지할 수 있다는 논리다.
다이어트도 마찬가지 개념이라고 조 교수는 강조한다. 하루 리듬에 맞춰 10∼12시간 내에서만 아침, 점심, 저녁을 먹도록 하면 특별히 먹는 것을 제한하지 않더라도, 하루 총 섭취 칼로리양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게 시간제한 다이어트의 핵심이다.
즉, ‘시간을 맞춰 봐’라고 했는데 칼로리 섭취가 줄어들고 체중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넛지와 상통한다는 설명이다.
시간제한 다이어트는 미국 캘리포니아 솔크연구소의 팬더 교수팀이 생쥐, 초파리를 통해 과학적 근거를 입증했으며, 최근에는 소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사람에서도 효과가 증명된 바 있다.
조 교수는 “국내에서도 48세 여성이 3개월간 시간제한 다이어트를 철저히 지킴으로써 10㎏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며 사례를 제시했다.
파트타임 다이어트는 매일 다이어트를 하기보단 일정 시간 동안에만 하는 다이어트를 총칭한다.
대표적인 게 한 달 중 25일은 평소대로 음식을 섭취하고, 5일은 칼로리 섭취를 대폭 줄이는 방식이다. 또 한 달 중 2주는 다이어트를 하고, 2주는 평소대로 생활하는 것도 파트타임 다이어트에 속한다.
여기에 반복적으로 끼니를 거르는 ‘간헐 단식’(intermittent fasting)도 시간을 조절하는 다이어트 방법의 하나로 꼽힌다.
캐나다 토론토대학 토론토아동병원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세포 연구’(cell-research)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끼니를 거르지 않은 생쥐는 4개월 후 비만, 당뇨병, 지방간 등의 대사성 질환이 유발됐지만, ‘2일 식이 1일 단식’의 간헐적 단식을 4개월에 걸쳐 반복한 생쥐는 대사성 질환 없이 정상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했다.
[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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