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사업가, 베트남 정부에 첫 ISD 소송 제기

한국ㆍ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최초로 현지에 투자한 한국 사업가가 이 협정에 규정된 ‘투자자-국가소송’(ISD) 조항을 이용해 베트남 정부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번 청구는 베트남 정부에 대한 세계 최초의 ISD 소송이다. 이에 따라 한국인은 물론이고 베트남 투자에 애로사항을 겪고있는 많은 외국 투자자들이 베트남 정부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며, 소송 진행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세계은행(WB)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는 19일 한국인 사업가 신동백(61) 씨가 베트남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요청을 받아들여 공식 중재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ISD는 해외 투자자가 현지 투자국의 차별적 법령이나 정책 등으로 손해를 입었을 경우 해당 정부를 상대로 국제 중재를 요청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장치다. 지난 2015년 발효된 한-베 FTA에는 양측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ISD 조항이 포함돼 있다.

관련 서류에 따르면 신씨는 2005년 베트남 남부 깟 라이 공단 개발을 맡고 있던 국영기업(깟 라이공단 주택관리ㆍ개발공사)과 토지 1만㎡에 대해 50년 임대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공사는 그로부터 10년이 지나도록 토지사용 증명서를 획득하지 못했고, 신씨는 계약에 따른 초기 납입금을 내고도 해당 토지를 이용할 수 없었다. 특히 공사는 2014년부터 현지 기업에 해당 토지를 임대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신씨와의 계약을 종료하는 통지를 보냈다. 신씨는 이에 반발, 호치민 시 총 영사관 등을 통해 베트남 정부에 항의하면서 당초 계약을 유지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했다. 신씨는 “베트남 측에서는 계약 당시보다 20% 이상 높은 임대료를 요구하고, 10년 동안 토지 미사용 기간의 임대료를 소급 지급하라는 등 불공평하고 차별적인 조건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베트남 현지 한인 사업가들 사이에서는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31억 3,800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한국 자본의 베트남 투자가 활발하지만, 곳곳에서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문제가 터지면 베트남 정부 측과 맞서기보다는 달래는 게 일상적”이라며 “신씨처럼 독한 마음을 먹으면 결국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때문에 베트남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이 지금까지 전무하다.

앞서 SK건설이 베트남 정부와 갈등을 빚었으나, 소송 직전 해결된 사례는 있다. 2009년 국영 베트남해운공사로부터 ‘반퐁 항만 신설 공사’를 수주했으나 1년 넘게 건설 현장이 확보되지 않으면서 큰 손해를 입었다. 당시 SK건설은 베트남에서 상사 중재 판정을 제기해 약 33억 원의 배상 결정을 확보했지만, 베트남해운공사는 이행하지 않고 배상취소 소송으로 맞섰다. SK건설이 중재 판정을 이행하지 않으면 베트남 정부에 ISD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뒤에야 협상이 이뤄졌다.

한편 이 소송을 맡은 법무법인 이지로(EZLAW)의 김나영 변호사(미국)는 “신씨에게 압박만 하던 베트남 측은 ICSID 중재 의향서를 전달 받은 뒤 특별팀을 꾸려 대응하고 있다”며 “외국인투자 유치를 통해 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베트남인 만큼 소송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 정부가 꾸린 특별팀에는 법무부(MOJ), 계획투자부(DPI), 재무부, 호치민인민위원회, 자연자원환경부가 참여하고 있다.

출처 : http://www.hankookilbo.com/v/867e27b842b4494cb034357a5436ecc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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