뗏 쭝 투 (Tết Trung Thu) 베트남 추석의 의미

베트남의 추석인 ‘뗏 쭝 투’는 공휴일이 아니기에 평상시와 같이 일을 하고 회사를 간다. 하지만 서로에게 마음이 담긴 선물을 하고 수확에 대한 감사제를 드린다.
베트남 추석의 전통 풍습은 오래된 책에서 찾을 수 있다. ‘낮에는 조상들에게 제사를 지내고 밤이 되면 상을 차려 놓고 달을 본다’고 전해진다. 음식은 반 맛 짱(Banh Mat Trang, 달 모양의 전통 다과) 등 다양한 색깔이 있는 떡이나 과일들을 먹는다.
과거에는 곡식에 비를 내려준다고 믿었던 용에 대한 숭배 의식이 있었고, 달을 보면 그들의 추수와 미래를 축복해준다고 믿었다. 이는 점차 풍부한 수확과 가축의 증가, 아기의 다산과 건강을 위해 기도하는 날을 상징하게 되었다가 현재에 와서는 아이들을 위한 축제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 ‘달 보는 설날’, ‘꽃등절’, ‘어린이날’ 등 다양하게 불리며 설날 다음으로 중요한 명절로 여긴다.

추석에 얽힌 옛날 이야기
나무꾼 꾸오이(chu Cuoi)는 한국의 달토끼와 비슷한 전설을 가지고 있다. 줄거리는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전설은 다음과 같다.
나무를 하기 위해 숲속에 갔던 꾸오이가 새끼 호랑이를 발견해 품에 안고 돌아가려던 길에 어미 호랑이를 만나자 놀라서 나무 위로 올라가다 새끼 호랑이를 떨어뜨려 죽이고 말았다. 그때 어미 호랑이가 나뭇잎을 씹어 죽은 새끼 호랑이의 상처에 발라주자 다시 살아나 어미와 함께 돌아갔다. 이것을 본 꾸오이는 이 신비의 나무를 캐어 아픈 할아버지를 낫게 해주었고 할아버지는 나무에 반드시 깨끗한 샘물을 주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꾸오이는 죽은 개를 살려 친구가 되었으며, 옆 마을의 여자를 살려 그 여자와 결혼을 한다. 하루는 아내가 밭일을 하다 그만 물을 주는 것을 깜빡해 급한 마음에 나무에 오줌을 누었다. 그러자 성스러운 반얀(Banyan) 나무가 화를 내며 공중으로 떠올랐다. 돌아오는 길에 이를 본 꾸오이가 다급하게 뿌리를 잡아당겼지만, 반얀나무는 꾸오이와 개를 태운 채 하늘로 올라가 달에 내려놓았다. 그래서 보름달이 뜨면 땅을 내려다보고 있는 ‘달 사나이’ 꾸오이의 모습이 보인다고 한다. 이후 매년 ‘뗏 쭝 투’가 되면 아이들이 등을 밝히고 꾸오이가 나무를 잡고 달에 오르는 행렬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명절
현재의 베트남 ‘뗏 쭝 투’는 ‘뗏 니에우 니(Tet Thieu Nhi)’라고 부르며 어린이를 위한 날로 보낸다. 부모들은 그동안 소홀했던 아이들을 위해 장난감이나 과자 등을 선물하고 함께 식사하는 등 같이 시간을 보내며 가정의 화목을 다지는 시간을 가진다. 추석의 모든 행사와 가판에서 파는 물건 등은 모두 아이들에게 맞춰져 있다.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이 추석을 쇠지만, 아이들에게 집중된 나라는 베트남이 유일하다.
이런 차이에서 발생한 작은 사건도 있다. 지인이 베트남에서 첫 ‘뗏 쭝 투’를 보낼 때 일이다. 자신이 베트남에 처음 왔을 때 많은 도움을 주었던 가정에 추석을 맞아 선물을 사 들고 찾았는데, 양손에 들린 것은 술과 과일 등 어른들을 위한 선물들만 있었다. 당사자는 기뻐했지만, 자신의 선물이 없는 것을 안 아이가 울음을 터트려 급하게 근처에 구멍가게로 달려갔던 적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공휴일이 아님에도 ‘뗏 쭝 투’가 오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위와 같은 일화도 있지만 아직도 가족들과 모여 차례를 지내거나 부모, 선생, 친척들에게 월병이나, 차, 술 등을 선물하는 문화도 함께 이어지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영향 받은 전통음식
이러한 ‘뗏 쭝 투’의 전통 중 제일 눈이 가는 것은 ‘반 쭝 투(banh Trung Thu)’라고 불리는 월병(Moon Cake)을 서로에게 선물하는 풍습이다. 중국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이 전통 음식은 추석이 다가오면 쇼핑몰과 길거리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베트남 사람들은 이 월병을 서로에게 선물하며 행복과 평안을 기원한다. 추석 전후로 한 달 가량 어느 곳에서든지 다양한 월병들을 볼 수 있다.
월병은 베트남 ‘뗏 쭝 투’의 전통 음식이고 한국의 송편과 비슷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만들어 파는 곳마다 맛이 다르며, 맛은 개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에 구매할 때는 조금씩 구매해 먹어보고 결정하기를 추천한다. 요즘은 대형 호텔이나 업체, 심지어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에서도 중추절에 맞춰 특별한 월병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전통적인 놀이문화
베트남 추석의 대표적인 놀이는 등불놀이와 사자춤이다. 등불놀이의 상징은 물고기로 이에 얽힌 전설은 다음과 같다.
오래 전 추석날 밤에 밖에 나가면 물고기 귀신이 나타나 사람들을 죽여서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한 도인이 이를 보고 물고기 모양의 등불을 들고 나가면 귀신이 두려워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하자 마을 사람들이 이를 따랐고 이후 귀신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현재에는 아이들이 ‘롱덴(long den)이라고 하는 별 모양의 등불과 다양한 모양의 등불을 가지고 달 보기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또 다른 전통놀이 사자춤은 개업식, 설날, 행사장 등에서 자주 볼 수 있지만, 추석의 사자춤은 특별하다. 아이들이 사자탈을 쓰고 동네를 돌아다니며 집집마다 방문해 주인에 허락을 받아 춤을 추고 주인은 행운이 깃들이 바라며 돈을 준다. 마치 서양의 할로윈(Halloween)과 유사한 형태랄까?
로컬 지역에 거주할 때 본 것은 사자춤을 추는 무리가 움직이면 뒤따라오는 동네 주민들과 구경하려는 옆집, 앞집 사람들로 그렇지 않아도 좁은 마을 통로가 북적북적 해졌다. 처음 봤을 때 놀란 건 사자춤을 추는 사람들이 집 안으로 들어가 모든 방을 구석구석 다 들어가보고 나왔기 때문이다. 같이 있던 친구가 알려주기를 저렇게 해야 집 전체에 행운이 들어온다고 믿는다고 한다.
또한 ‘핫 쫑 꾸안(Hat Trong Quan)’이라는 전통민요를 부르기도 한다. 남녀 간의 애정을 전달하는 6박자의 시가로 현재 베트남 전통무형문화유산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범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