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그리고 경남 산청(慶南山淸)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의 축구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은 2018년 12월 15일 연말을 앞두고 ‘2018 AFF 스즈키컵’ 우승으로 실력도 증명하고 인정도 받았다.
박항서 감독은 1959년 경남 산청군 생초면에서 태어나, 생초초-생초중-경신고-한양대-월드컵 대표팀 코치-경남FC 감독-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나 또한 산청이 고향으로, 거기서 나고 자랐으며 일가친척이 살고 있다. ‘물 좋고 산 좋은 산청’은 인구 36,000여 명의 군으로, 11개 읍·면으로 이뤄져 있으며, 대한민국 국립공원 제1호인 최고의 명산 지리산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지리산 최고봉 천왕봉(1,915m)이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에 위치해 있으며, 함양과 하동군 진주시가 인접하고 있다. 지리산천왕봉(시천면), 대원사계곡(삼장면), 황매산철쭉(차황면), 구형왕릉(금서면), 경호강(생초면), 목화시배지 성철스님생가 남사예담촌(단성면), 남명조식선생유적지(시천면), 정취암조망(신등면), 동의보감촌(금서면) 등으로 유명하다.
지리산(智異山)은 금강산, 한라산과 더불어 한반도 삼신산(三神山)의 하나로, 1967년 지정된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이다. 경남 산청 하동 함양, 전남 구례, 그리고 전북 남원 등 다섯 개 군(郡)으로 둘러싸여 있다. 대원사 계곡은 필자의 고향으로 초등학교 시절 이 곳으로 소풍만 12번을 다녀왔다.
지리산의 또 다른 이름인 방장산(方丈山), 대원사는 신라 진흥왕 때 연기조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로 수덕사 견성암 석남사와 더불어 3대 비구니 참선수행 도량(道場)으로 유명하다. 10km 남짓한 대원사 계곡은 대한민국 최고의 경치와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황매산 철쭉은 부유함과 귀함의 상징인 매화와 더불어 철쭉으로 봄 철 관광지로 압권이다. 구형왕릉은 521년 즉위한 가야국 10대 임금인 구형왕(김유신 장군의 증조부)의 돌무덤이다. 경호강은 진주 진양호 남강댐의 본류로 낙동강으로 흐르는 서부 경남의 젖줄이다.
문익점(1329~1398, 고려말기 문신, 산청 출생)의 목화 시배지와 조계종 종정을 지낸 성철 스님(1912~1993, 산청 출생) 생가 그리고 남사예담촌은 역사 문화 전통을 잇는 곳이다. 남명 조식(1501~1572, 합천 출생) 선생은 1500년대 조선 중기 영남학파의 거두로 산천재와 덕천서원에서 후학 양성에 힘쓴 영남학파의 거목이다. 정취암은 신라 신문왕 6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대성산의 기암절벽과 어우러져 소금강에 흔히 비유된다. 동의보감촌은 산청이 자랑하는 조선시대 허준(1539~1615, 선조와 광해군의 어의) 선생, 유이태[1652~1715, 효종과 숙종의 어의] 선생 등을 배출한 곳으로 지리산 한방.약초의 본고장이다. 2001년부터 시작된 <산청한방약초축제>는 세계적인 전통의약 행사가 되었다.
산청이 배출한 주요 인물로는 삼우당 문익점, 남명 조식, 구암 허준, 신연당 유이태, 퇴옹 성철 스님 외에도 곽종석, 윤이상, 권익현, 정우식, 박계동, 최병렬, 최구식, 최재경 등이 유명하다.
2017년 10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에 부임한 박항서 감독은 FIFA 랭킹 121위에서 100위로, 아시안게임 4강 신화, AFC U-23 준우승, 그리고 16게임 연속 무패행진의 대기록을 세우고 있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성공신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산청 사람들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자연에 대한 경애감, 꼿꼿한 자부심, 강한 의지와 집념, 굳은 신념과 열정, 목표 의식, 사람에 대한 믿음, 그리고 타인에 대한 배려 등 자연과 사람에 대한 공경하는 마음이 바탕이라고 본다.
<아세안에서 답을 찾다>를 저술한 필자는 우리나라 여행 자유화가 시작된 1989년 필리핀 마닐라에 머물면서 1967년 설립된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태국, 미얀마,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싱가포르, 라오스, 브루나이 등 10개국)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여 30여 년간 연구하고 있다.
베트남은 2008년 본격적인 진출을 준비하여 2011년 OO은행 호치민사무소장으로 첫 발령 받아 30개월 가량 호치민에 거주하면서 호치민한인상공인연합회(KOCHAM) 감사, 호치민경제대학교(HEU) 강의, 현지 신문 및 매거진 기고를 10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처럼 나에게도 베트남은 기회의 땅이면서 제2인생의 삶의 기반이 되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 1226년 고려 고종 때 이용상 왕자(화산 이씨 시조)의 제주도 귀화로 시작되어, 1970년대 월남전으로, 21세기 지금은 가장 중요한 경제 파트너로서, 그리고 최근 박항서 감독의 축구로 800년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유교문화, 조상숭배, 강대국들의 핍박, 숱한 전쟁, 성공적인 경제발전 모델 등 서로 닮은 점이 많고 미래 발전의 원동력이 될 요소들이 충분하다.
베트남은 결코 만만한 나라가 아니며, 한(韓)-베(越) 서로의 장점을 찾아 공동 발전하는 그야말로 한 배를 탄 아시아의 대표 국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8년 말 박항서 축구 감독이 뿌린 밑거름과 성과가 두 나라 발전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