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가뭄, 캄보디아뿐만 아니다”

캄보디아는 요즘 전국이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극심하다. 수도 프놈펜은 매일 같이 정전이 일어나고 단수는 이미 일상화됐다. 덕분에 발전기 가격이 폭등했다는 소식이다.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자가발전기 구입을 권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같은 문제는 캄보디아에 국한된 문제만은 아니다. 동남아 주변 국가들의 가뭄 피해도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보도되고 있다.
엘 니뇨 현상으로 인해 적어진 강수량으로 심각한 물 부족 사태는 전기 부족은 물론이고, 농작물 피해도 극심해지고 있다. 유엔은 최근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이 같은 피해가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홍콩 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가 자체 보고서를 통해 동남아시아 국가가 기후 관련 정책을 시행하지 않으면 가뭄에 따른 피해가 늘어나 빈곤층이 증가하고, 불평등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30년간 동남아시아의 심각한 가뭄으로 인해 무려 6,600만명이 심각한 경제 및 인명 피해를 입었으며, 특히 베트남 북부와 남부, 인도네시아 중앙부에 위치한 술라웨시섬 등 지역은 그 피해가 더욱 극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UNESCAP는 장기간 데이터를 추적 분석한 결과 기후변화 때문에 태풍과 겨울 폭풍 등 기상이변의 빈도가 증가하고, 가뭄으로 피해를 받는 지역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가뭄 피해 지역은 2050년까지 베트남 동남부에서 캄보디아와 태국 동남부지역으로 확대되고, 인도네시아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자바섬의 가뭄 피해 지역의 비율은 62%에서 72%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2071년부터 2100년 사이에 아시아 지역의 96%가 가뭄 피해를 겪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뭄 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무엇보다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농업 의존도가 높다는 점 때문이다. 전체 고용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라오스 61%, 베트남 41%, 인도네시아 31%, 캄보디아 27%, 필리핀 26% 등에 달한다. 빈곤층이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를 받게 되면 소득 손실이 발생하고, 경제적 불평등이 증가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빈곤층 확대와 소득 손실은 정치적 및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은 자연재해와 갈등 리스크 사이에 높은 상관관계(88%)가 있다. 자연재해가 국민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사회적 갈등과 같은 2차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다.
본리치 클럽 유엔 캄보디아 자원 캠페이너는 “가뭄 때문에 국민들의 상황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프놈펜(캄보디아의 수도)은 물이 부족해 전기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데 정부는 아무런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가뭄이나 자연재해 등이 다가오기 전에 국민에게 경고를 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가뭄 피해에 취약한 농촌 지역은 정부로부터 사전정보를 받기가 쉽지 않다.
대니 마크스 홍콩시티대학교 환경학 교수는 “정부가 가뭄 등이 발생한다는 신호를 인지한다 하더라도 농촌지역은 인터넷 보급률이 낮아 정보를 사전에 알기 어렵다”며 “가뭄이 더 빈번하게 발생하는 현상은 피할 수 없지만 정부 대책을 통해 피해는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 외신뉴스 인용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