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협력 30년] 아세안 청년들 “우리 미래 EU보다 강해”

“사람 중심의 동남아국가연합(ASEAN)의 미래는 유럽연합(EU)보다 더 강한 결속력을 가진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일본 마유즈미 푸가·도쿄대 토목공학 전공) “한 국가가 처해 있는 문제는 다른 나라에서도 똑같이 발생할 수 있어요. 물 부족이나 환경 문제 등입니다. 이런 문제들을 푸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공유한다면 함께 발전할 수 있습니다”(싱가포르 용 밍 양·싱가포르국립대 컴퓨터공학 전공)

16일 오후 싱가포르 난양공대 국제문제연구소(RSIS)의 한 강의실에 아세안과 중국, 일본 청년 6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마유즈미 씨와 용(22) 씨를 포함해 인도네시아국립대에서 국제학을 전공하는 판가스투티 이나라(여·20) 씨, 이화여대 경영학과 재학생인 태국의 수리야채라디 홍사나스(23) 씨, 한양대 박사과정에 있는 베트남의 꾸앙 응웬 녹(25) 씨, 중국 북경언어문화대 국제학과의 리 잉(李嶺·여·23) 씨 등이다. 이들은 13일부터 RSIS에서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정부 간 양해각서(MOU)를 통해 설립된 국제기구 한-아세안센터(사무총장 이혁)가 마련한 ‘2019 한-아세안 청년 네트워크 워크숍’에 참가했다. 이들을 포함해 아세안+3(한국, 중국, 일본) 청년 80명이 함께 했다. 참가자들은 8∼12일 서울의 노원 에너지제로실증센터, 성대골 에너지자립마을, 에너지 드림센터, 세운상가, 13∼18일 싱가포르의 시티갤러리, 풍골신도시 등을 돌며 ‘지속가능한 스마트 시티’의 모습을 둘러봤다.

이 시설들을 견학한 6명의 청년은 이날 연합뉴스와 가진 방담에서 아세안의 현재와 미래, 함께 잘살 수 있는 정책 조언 등을 서슴없이 털어놓았다. “다른 나라 사람들을 만나 교류해 좋다”는 용 씨는 “미래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자동으로 운전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이런 기술의 혜택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아세안 모든 시민이 혜택을 다 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마트 시티’를 주제로 한 이번 워크숍은 혁신과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고자 하는 여러 독특한 방식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판가스투티 씨는 “현재 환경적 성과를 유지하면서 지속가능한 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까를 놓고 고민했다”며 “어려운 과제이지만 우리는 함께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고 화두를 던졌다. 이어 “아세안은 환경친화적인 도시에 대한 협력 방안을 가지고 있고, 더 작고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들을 도우며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 있다”며 “특히 서울과 싱가포르의 스마트시티 현장을 돌아보면서 그 모델이 아세안으로 확산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그는 아세안이 사람 중심의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서로 다른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어떤 국가도 기술에 뒤처지지 않도록 서로 도와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개발된 국가들은 한창 발전하려는 개발도상국을 도와줘야 할 의무가 있어요. 아세안에는 여전히 경제문제를 해결해줘야 하는 국가가 많죠. 한국과 중국, 일본은 이들을 끌어줘야 합니다. 개도국의 환경 문제, 기후 변화 문제 등도 함께 살펴줘야 하고요. 지속가능한 아세안을 만들기 위해 기술을 공유하고 여러 문제를 풀고 해결하는 데 협력해야 합니다.” 한국에 유학하는 수리야채라디 씨는 ‘아세안’ 하면 ‘희망, 노력, 힘, 가능성 그리고 고향’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고 밝힌다. ‘아세안 국민’의 일원이기에 이웃 국가와 함께 태국의 미래가 더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생각하고 있다. “아세안과 다른 아시아 나라 시민의 고민은 ‘더 나은 삶을 사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선 사람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공감하는 사람과 조직의 협력이 이뤄졌을 때 기술이 사람들의 삶을 도와줄 수 있을 겁니다. 지금, 우리는 인적 자원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꾸앙 씨는 한국의 송도와 세종시, 싱가포르의 스마트 시티를 견학한 뒤 “이를 배워 앞으로 베트남의 스마트 시티를 건설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며 “시민들이 스마트 시티 안에서 관광하고,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도록 일조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어 “스마트 시티 안에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파리 기후협정’처럼 (가칭)’아세안+3 협정’과 같은 약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 씨는 중-아세안센터 추천으로 이번 워크숍에 참여했다. 그는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주 우리를 갈라놓는 고정관념과 오해를 극복하는 힘을 키웠다”는 소감을 전했다. ‘라오스의 교통 문제를 과연 서울의 스마트 교통 제어시스템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진 그는 “어려울 것이다”라고 스스로 답하면서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기술보다는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정책이 더 중요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마유즈미 씨는 ‘시민과 소통하는 지속가능한 도시 건설’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워크숍을 찾았다. 그런데 서울과 싱가포르에서 “가능성을 찾았다”고 답했다. 그는 “서울과 싱가포르는 인구밀도가 높지만, ICT 기술을 바탕으로 그 문제를 해결했다”며 “이 기술이 다른 아세안 국가에도 잘 접목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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