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면 1억 인구 베트남 공략

한국 라면 업체 인구 1억명 베트남 시장 정조준
삼양 ‘불닭볶음면’ 베트남 현지 생산 타당성 조사
팔도·오뚜기 현지생산으로 라면 가격 인하…농심 해외영업통 베트남 급파

농심·삼양 등 국내 라면 회사들의 베트남 공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현지 법인을 세우거나 생산 공장을 세워 가격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베트남 현지 마트 앞에서 열린 불닭볶음면 시식 행사 전경. /삼양식품 제공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최근 베트남 현지 공장 건설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다. 이 회사는 불닭볶음면 인기에 힘입어 올 상반기 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국내를 앞섰다.

현지 생산을 검토하는 이유는 운송비와 인건비를 줄일 수 있어서다. 원가절감으로 가격 경쟁력이 생기면 현지 시장 공략이 수월해 진다.

베트남에서 불닭볶음면의 가격은 1300원이다. 베트남 직장인의 평균 월급이 40만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높은 편이다. 제품 100%를 국내에서 조달해 물류비 부담 때문에 현지 가격을 내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는 불닭볶음면이 베트남 현지에서 생산돼 가격 경쟁력이 생기면 동남아 시장 매출이 급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해외 물량을 늘리기 위해 베트남 공장 건설에 대한 현지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다”면서 “다만 아직 확정된 바 없고 인도네시아 등도 함께 살펴보고 검토하는 단계”라고 했다.

베트남에서 가장 먼저 현지 생산을 시작한 곳은 팔도다. 팔도는 2006년 베트남 법인을 세운 뒤, 2012년 푸터성 푸닌현에 라면 공장을 설립해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현지 라면 가격이 개당 200~300원 정도인데 팔도는 현지 생산을 통해 400원 이하로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작년 팔도의 베트남 매출은 300억원을 기록했다. 팔도 관계자는 “일찌감치 현지 생산을 통해 가격을 낮췄고 한국 라면을 찾는 베트남 현지 반응이 좋아 현재까지 매출만 봐도 작년보다 20% 늘었다”면서 “현지 50여개 라면 업체들 중 순위가 10위권 안에 든다”고 했다.

오뚜기도 작년 6월 베트남 하노이에 라면 공장을 세우고 현지 공략에 나섰다. 오뚜기는 2007년부터 베트남에 법인을 설립해 케찹과 마요네즈 등 소스류 제품을 현지에서 12년간 판매해 왔다. 오뚜기는 현지 생산을 통해 진라면의 가격을 기존 수입 가격 900원에서 500원대로 대폭 낮췄다. 오뚜기 관계자는 “한국에서 만들어서 보내면 가격이 비싸지기 때문에 수출보다는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했다.

농심은 지난 해부터 베트남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작년 10월 현지 법인을 설립했고 라면 판매 유통망을 구축했다. 지난 6월에 해외영업본부장인 김병오 상무를 베트남 법인장으로 급파해 베트남 시장에서 영업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작년까지 농심 미국 법인 뉴욕지사장을 지낸 김 상무는 미국 시장에서 농심 라면 점유율을 높이는데 기여한 인물로 꼽힌다.

농심 관계자는 “현지 공장 설립 계획은 없지만 향후 베트남 매출이 증가하면 생산 인프라 구축 등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당장 올해는 매출 1000만달러(120억원) 돌파가 목표”라고 설명했다.

국내 라면 업체들이 베트남 시장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은 베트남 인구가 약 1억명으로 소비 시장이 크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세계에서 라면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 5위(연간 52억개)에 선정될 정도로 라면 소비도 활발하다. 베트남 사람들이 매운 라면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중국과 미국 등 기존에 활발히 진출한 해외 시장과 달리 베트남은 아직 시장 진출 초기 단계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베트남 라면 시장은 10억달러(1조2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약 600억원 정도가 한국 라면 매출에서 나온다. 아직 베트남 시장에서 한국 라면 점유율은 약 5%에 불과하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라면업계 한 관계자는 “1억명의 인구를 가진 베트남은 내수 시장 잠재력과 성장률이 높은 국가”라면서 “소득 수준이 높지 않아 한국의 비싼 라면에 거부감이 있는데, 현지 생산과 현지 법인 판촉을 통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게 관건”이라고 했다.

출처: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02/201910020263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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