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알기: 아세안의 대외 관계 및 협력 플랫폼


김경석 선임연구원 / 주아세안 대한민국대표부


2019년 11월 25~26일간 있었던 제3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한국과 아세안의 대외 관계에서 보면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고 할 수 있다. 아세안의 각국 정상들이 모여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하고, 신남방정책의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들과 협력을 논의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동남아 10개국이 참여하는 지역공동체인 아세안과 대외관계로 연결된 국가 및 협력 플랫폼을 조명해보자고 한다.


아세안의 대외 관계

1970년대 확대 외교장관회의(Post-Ministerial Conferences)을 계기로 아세안 외교장관들과 외부 당사자들이 만남으로써 아세안의 대외관계 확장이 시작되었다. 아세안의 대외 관계는 아세안의 기술 및 경제 지원을 목적으로 시작되었으나, 오늘날에는 대화 상대국과의 무역 및 투자 증진, 사회문화, 지역 안보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었다.

아세안은 완전 대화 상대국(Full Dialogue Partner), 부분 대화 상대국(Sectoral Dialogue Partnership), 비국가 대화 파트너(Non-Country Dialogue Partner), 개발 파트너(Development Partner)로 나누어 역외 국가들을 평가하여 그 지위를 부여한다. 1974년 호주를 시작으로 현재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인도, EU를 포함하는 총 10개국이 대화 상대국으로, 파키스탄, 노르웨이, 스위스, 터키가 부분 대화 상대국, 비국가 대화파트너로는 UNDP, 독일과 칠레가 개발 파트너로 등록되어 있다.

아세안 지역협력 플랫폼

동아시아 국가들은 역내 정치, 경제, 안보, 지역 간 개발 격차, 재난 방지 등의 다양한 현안들을 아세안 중심성(ASEAN Centrality) 또는 주도권(driver’s seat)을 가진 플랫폼을 통해 논의하고 있다. 1997년 동아시아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다자간 협력의 필요성이 확대되었고, 아세안 10개국과 동북아 3개국(한,중,일)은 경제협력을 중심으로 실질협력 증진을 위한 사회 문화 및 정치 안보 등 다양한 이슈를 다루는 아세안+3라는 협력 플랫폼으로 이어졌다.

그 밖에도 동아시아 정상회의(East Asia Summit, EAS)는 아세안과 한∙중∙일 그리고 인도, 호주, 뉴질랜드, 미국, 러시아의 정상들이 모여 전략적, 정치적 현안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정책대화의 장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환경·에너지, 교육, 금융, 보건, 재난관리, ASEAN 연계성, 경제협력, 식량안보, 해양협력 등의 협력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하고 있다.

북한,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몽골, 파푸아뉴기니, 동티모르, 스리랑카 등 총 27개국이 참여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SEAN Regional Forum, ARF)은 아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다자안보플랫폼으로 재난구호, 대테러․초국가범죄, 군축비확산, 해양안보, ICT 안보 등 각 협력 분야별 신뢰구축 및 예방외교 활동을 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ARF의 경우, 남∙북한 모두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상호 경쟁 또는 적대적인 역내 국가 간의 대화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우호적 관계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아세안 관계

한국은 1989년 아세안과 부분 대화 상대국을 시작으로 대화 관계를 수립하였고, 불과 2년 만에 1991년 완전 대화 상대국이 됐다. 1994년도 ARF, 1997년 아세안+3 발족에 참여하면서 협력 관계의 심화기에 접어들었으며, 2010년에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까지 격상되었다. 또한, 2017년 신남방정책을 계기로 기존 4강(미·중·일·러) 중심의 경제∙정치∙안보의 영역을 아세안까지 넓히게 되었고, 2019년에는 2009년, 2014년에 이어 세 번씩이나 대화상대국에서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하는 유일한 국가로 신성장 동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아세안과의 협력관계에 방점을 찍었다고 할 수 있다.

‘산수 지린, 풍우 상제(山水之邻,风雨相济)‘, 산과 물로 이어진 벗이여, 비와 바람을 함께 하자는 뜻으로 한국과 아세안은 산과 물로 이어져 있으며, 지정학적으로도 중요한 관계이다. 미중 갈등 및 코로나19와 같은 팬더믹(pandemic)으로 인한 커다란 경제적 파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아세안은 이러한 문제들을 함께 고민해 나갈 벗과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